[이 아침의 예술가] '깡통에 똥을 담은' 괴짜…그 깡통이 지금은 4억원

입력 2023-07-26 18:30   수정 2023-07-27 02:38

이탈리아 예술가 피에로 만초니(1933~1963)는 1961년 자신의 배설물을 90개의 통조림 깡통에 나눠 담은 뒤 밀봉했다. 그리고 여기에 ‘예술가의 똥’이라는 제목을 달아 발표했다. 예술계의 인정을 받기만 하면 배설물과 다름없는 작품도 문제없이 거래되는 세태에 대한 조롱이었다. 아이러니하게도 만초니의 이 작품은 지금 같은 무게의 금보다 비싼 값에 사고팔린다. 2016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는 낙찰가가 4억원에 달했다.

만초니는 2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여러 재기발랄한 개념미술 작품을 남겼다. ‘예술가의 숨결’은 만초니가 1960년 풍선에 숨을 불어넣은 뒤 나무 받침대에 고정한 작품이다. 예술계는 언제나 ‘영원한 아름다움’에 집착하지만, 영원한 건 세상에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. 수십 년이 흐른 지금, 작가의 뜻대로 풍선은 쪼그라든 채 나무 받침대 위에 간신히 붙어 있다.

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‘위대한 이탈리아 비전’은 모처럼 만초니의 대표작 중 하나를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. 작품명은 ‘마법의 발판’. 자신의 발자국을 나무 좌대 위에 새긴 작품으로, 생전 작가는 그 위에 올라가 포즈를 취하고 춤을 추며 “내가 살아있는 조각”이라고 했다. 이 전시는 다음달 20일까지 열린다.

성수영 기자 syoung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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